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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ume 03 | 자연에서 얻은 영감위에 추억이 흩뿌려진 텍스타일

by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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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핀-2_v2cushion.jpg

 

텍스타일 디자이너 '오윤경' 

 

제주에서 나고 자란 그녀와 자연 사이엔 거리낌이 없다. 제주의 자연, 기억, 소소한 일상에서 영감을 받아 실용적이면서 진정성 담은 디자인을 추구하는 텍스타일 브랜드 '드레핀(drepeen)'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드레핀은 들에 핀 식물, 동물, 사람, 빛, 공기, 바람 등의 공존을 의미해요.” 

 

 

IMG_5530_v3.jpg

 

 

브랜드 드레핀(drepeen)

 

 

드레핀을 론칭 하게 된 배경이 무엇인가요?

론칭은 2012년 겨울에 했고요. 사실 제가 유학 시절에 4년 정도 런던에서 생활을 했었어요. 그곳의 사람들은 패턴과 색을 생활 속에 참 잘 녹여두었더라고요. 색을 여기저기 얼마나 잘 이용해 두었던지. 참 인상 깊더라고요. 또 영국에는 오랜 역사를 가진 패브릭과 벽지회사의 제품들이 많아요. 그리고 자연스레 올라 키엘리, 캐스 키드슨, 마리메꼬 같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접하면서 제주의 자연과 문화를 담은 이야기를 가지고 텍스타일 브랜드를 만들면 참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게 된 거죠.

2006년에 졸업을 하고 한국에 들어와 벽지회사에 잠깐 다녔어요. 기대를 가지고 입사를 했는데 생각과는 다르게 표현에 있어서 제약이 좀 있더라고요. 공간을 채우는 것들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 말이죠. 말하자면 패턴은 언제나 부드러워야 하고 컬러는 차분해야 하며 그런 것들이요. 그게 아쉬웠죠. 그래서 꼭 벽지가 아니더라도 개성 있는 패턴들로 무언가를 독자적으로 해 보자 하는 마음에 시작하게 되었어요.  

 

 

드레핀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가요? 브랜드에 담긴 철학이 궁금하네요.

제가 영국에 있었을 때 빈티지 의류를 구입한 적이 있어요. 그 옷에 그려진 빅토리아 여왕과 장미꽃의 패턴이 마음에 들어서 샀는데, 이게 나중에 알고 보니 빅토리아 알버트 뮤지엄에 전시된 패턴이더라고요. 19세기경에 만들어진 패턴인데 아직도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고 있더라고요. 저도 단발성 패턴이 아닌 유럽의 텍스타일 브랜드처럼 오랜 시간이 지나도 사람들이 기억하고 찾을 수 있는 제주의 이야기를 담은 텍스타일 브랜드를 지향하고 있어요.

 

 

브랜드의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요?

지금은 서울에서 대부분 지내지만 내년엔 제주도로 내려갈 계획을 하고 있어요. 좀 더 안정적으로 브랜드가 운영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른 작가들과 협업도 해보고 싶고요. 지금까지 해 온 것들 외에도 해녀패턴이나 제주에서만 자생하는 꽃 그리고 나무들의 얘기도 담아 볼 생각이에요

 

 

 

vol3-2 (1).jpg

 

제주로부터

 

 

작업을 해오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저의 첫 작업의 주제가 삼나무였어요. 저희 집 밭엔 삼나무가 있는데요. 제주에선 삼나무가 귤밭의 방풍림으로 쓰이거든요. 귤이 잘 자랄 수 있게 바람을 막아주는 고마운 나무죠. 삼나무는 어느 정도 크면 귤밭에 내리쬐는 해를 가린다 해서 가지를 잘라줘야 해요. 근데 잘린 가지들이 붉은 갈색으로 변하더라고요. 그 색이 얼마나 예쁘던지. 그래서 곧바로 드로잉에 옮겼죠. 완성한 후에 작품의 이름을 지어야 하잖아요. 원래는 이름을 삼나무가 아닌 숙대나무로 하려고 했어요. 제주어로는 ‘숙대낭’이라고 해요. 이게 정확하진 않지만, 삼나무를 심게 된 게 빨리 쑥쑥 자라서 방풍림으로 쓰이라고 하는 의미에서 숙대낭이라고도 하고요. 숙대낭이 자란 자리에는 식물이 자라지 않아 밭을 쑥대밭으로 만든다고 하는 의미에서 숙대낭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여러 가지 설이 있죠. 그래서 어감 상 오해의 소지가 있는 숙대낭이라는 이름을 두고 가족들과 모여서 얘기를 나누었었죠. 사실 저희 집은 굉장히 조용한 집안인데요. 이런 주제를 두고 마음이 통했다고 해야 할까요? 저희 부모님께서도 식물이나 나무에 관심이 많으시거든요. 이런저런 조언도 듣고 얘기도 많이 하고 했는데 그게 참 좋았던 기억이 있어요.

 

 

제주에서의 지난 시간들이 디자인할 때 어떤 영향을 주나요?

고향에서 보낸 유년시절의 기억들이 작업 도중에 저도 모르게 스며들어요. 제주에서 얻은 영감 위에 추억이 더해지는 거죠.

 

 

자연에서 받는 ‘느낌’과 같이 형태가 없는 것을 시각화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역시 색과 분위기라고 생각해요. 일상에서나 제주를 오고 가면서 영감이 될 수 있는 것들을 틈틈이 사진으로 담고 있어요. 그것을 토대로 작업을 진행해요. 그때의 기억과 이미지들을 가지고 느낌이 가는 대로 그려보고 색을 입혀 분위기를 만들어요.

 

 

 

the bom vol.3 <가을이 머문 자리> '자연에서 얻은 영감위에 추억이 흩뿌려진 텍스타일' 중에서

라어진   사진 민정연, 드레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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