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장을 무려 제주도로!
하지만 당일치기. 1시 10분 도착, 5시 45분 서울로 출발.
제주도 바람 냄새만 잠시 맡고 오는 일정이었습니다.
집에서 지하철로 20분 정도 거리에 있는 김포공항에 여유롭게 도착했습니다.
출근길이 1시간이 넘기 때문에 제주도 가는 길이 출근길보다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제주도보다 먼 당신, 아침마다 출근길 전쟁을 치뤄야 만날 수 있는 당신....
예전에 조실장님이 (심지어)우도로 당일치기 출장을 다녀왔던 것에 비하면 '양반'과도 같은 출장길이긴 합니다.
우도로 출장 갔던 조실장님은 프로펠러 비행기를 탔었더랬죠, 하지만 저는 제트엔진 비행기를 탔습니다.
자랑하려고 한 컷 찍었습니다.
제주공항을 나서면 바로 보이는 이 야자수 나무들이, 제주도에 있다는 감각을 느끼게 해주는 첫 광경인 것 같습니다.
'내가 제주도에 왔구나'를 실감나게 해주는 상징인 셈인데,
"여기가 바로 제주돕니다!"라는 백 마디 소개의 말보다 야자수 나무 몇 그루가 주는 인상이 더 강렬합니다.
이번에도 역시 야자수 나무를 보고 '제주도에 왔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주에 오는 뭍사람을 반기는 첫 인사로 손색이 없어 보입니다.
제주도청엔 몇 번 가봤지만, 제주시청은 처음 가봤습니다.
도청의 으리으리한 모습만을 생각하다 시청 정문에 내리니 '여긴 별관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새로이 짓는 '동사무소'들 보다 작아 보였습니다. 물론 크기가 기능과 비례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주에 도착해 공항에서 차를 타고 나서면 막힘 없이 쭉 뻗은 하늘을 볼 수 있습니다.
현대 도시의 랜드마크인 마천루가 없기 때문입니다.
제주시청은 "나는 시청이다"란 과시 없이 주변 환경과 잘 어울렸습니다.
높이는 낮았지만, 나름의 분위기와 매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청에서 멀지 않은 고기국수로 유명한 <자매국수>를 찾았습니다.
설마했는데 역시, 2시가 넘은 시간에도 20~30분을 기다려야 한다기에 냉큼 옆집으로 들어 갔습니다.
물어보니 제주도 국수 파는 왠만한 집은 다 고기국수를 판다고 합니다.
그런데 <자매국수> 집은 줄이 없는 날이 없다고 합니다.
제주도 고기국수를 먹으러 모두 <자매국수>를 찾는 셈이니, 바쁘기도 하겠죠.
현지인의 말에 따르면 <자매국수>의 추천메뉴는 '비고국수(비빔고기국수)'라고 합니다.
그리고 <자매국수>가 고기국수 중에서 제일 맛있기는 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아 그리고, 제주도에 가면 '노지' 한라산 소주(냉장보관 하지 않은 소주)와 막걸리를 꼭 먹어야 합니다.
뭍에서 먹는 맛과 왠지 다릅니다. 강추!!
이 날의 음주여부는 근무 중이었기 때문에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비행기를 타니 벌써 어둑어둑해졌습니다.
오는 잠을 부여 잡고, 기내식을 꼭 먹어야 한다는 조실장님의 말에 인증샷을 찍으려 기내식을 받았습니다.
그리곤, 한 입에 털어 넣고 다시 잠을 청했습니다.
서울길에 오른 사람들의 피곤함이 기내를 짓누르고 있어 잠이 잘 오지 않았습니다.
뒤척이다 보니 어느 새 해가 저문 김포공항에 도착!
비행기 두 번 타고, 서류 한 번 제출했을 뿐인데 하루가 다 가버렸던 당일치기 제주도 출장이었습니다.
제주도는 역시 놀러가야 제 맛이라는 만고의 진리를 되새기며 첫 출장을 마무리했습니다~